삼십 대 후반의 나이가 되어 커리어는 돌이키기 어렵고 가장의 책임감 때문에 하고 싶은 일 따위는 기대하지 못하는 무거운 몸이 되었다. 그렇게 된 이후 가장 후회되는 점을 꼽자면 인생을 상담할만한 멘토가 없었다는 것이다.
가족을 포함한 주변의 유일한 대학생인 전형적인 흙 수저였고 대학 선배라고 해봐야 나와 별반 차이 없는 이십대 초반 학생이었기 때문에 진로를 상담하기 어려웠고, 취업이나 결혼, 재태크 등 현실적인 조언을 주는 사람도 없었다.
이래저래 별 생각 없이 대기업에 취업했고 또 운 좋게 어린 나이에 해외에서 주재원 생활을 하고 또또 몇 년전 운좋게 아파트 한 채를 사서 작금의 벼락거지 신세는 면했지만 여전히 혹시나 더 나은 미래가 예비되어 있었는데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아닌가 싶다.
본인은 어설픈 자기계발서나(개발 아님) 유사한 유튜브 채널 등에 관심이 없는 편이다. 사유는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가 특출 나게 잘난걸 간과하고 아무나 본인이 한 것과 똑같이 (노력)하면 된다는 소리를 해대거나, 엄청 좋았던 (연속된)몇 번의 행운 덕에 그 자리에 왔다는 것을 모르고(혹은 모른척하고) 자랑하는 수준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는 내가 그래도 공부에 꽤나 재능이 있었다고 착각한 시절도 있었지만 학교에서 간혹 보이던 반짝반짝한 아이들과 결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고, 그 반짝반짝한 친구들도 결국 빛나는 사람들의 세계에선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는 것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과거 나보다 여러모로 비슷했던(못났던) 친구들 중에 저 앞으로 나가고 있는 몇몇을 보자면 한두 번의 결정적 선택 덕에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된 것 같다.
본인을 포함한 평범한 혹은 그것보다 아주 약간 잘난 사람들 수준에선 스티브잡스나 일론머스크를 멘토 삼아 봐야 현실에선 개미같이 스펙 쌓아 구글에 입사하거나 가즈아를 외치며 테슬라로 재태크에 성공한 사람들을 동경하는게 인생이지 싶다.
개미같이 그저 열심히 사는 것이 미덕이고 유일한 선택인 어린 데니스들에게 앞으로의 글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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