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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명문대 출신으로 좋았던 순간

본인은 대학이 인생을 절대 바꿔주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 중 하나이다.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야 대학을 통해 무언 가를 얻는 시대는, 동의하지 않지만 (결과적)평등주의 사상의 확대로 끝나버렸다.

하다못해 취업까지도..

이 이야기는 차차 풀어 보겠으나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대학을 나와 삶에 도움이 되었던 순간을 이야기 해 보겠다.

 

우선 직업적 사명이나, 적성에 따른 전문직은 논외로 하겠다.

 

- 쓰끼다시 효과

 

일식집에서 식전 쓰끼다시는 크게 두가지 영향을 끼친다.

하나는 메인 식사 전 좋거나 나쁜 이미지를 줄 수 있고 다른 하나는 그 식당의 요리실력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는 고급 호텔이 로비에 신경을 쓰는 이유랑도 비슷할 것이다.

 

사회에서의 인간관계는 중고차 시장과 같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있는 이 관계에서 학벌은 최초의 시그널이다. 인성이나 업무 역량을 보장하진 못하지만 최소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성실히 참여하고 소기의 성과를 얻어냈다는 정보.

물론 쓰끼다시만 화려하고 메인요리가 형편없을 수는 있지만 최소 메인요리를 먹어보고 싶도록만드는 역할은 가능하다.

다른 말로 같은 가격일 때, 로비라도 깨끗한 호텔, 로비도 더러운 호텔 당신의 선택은?

 

- 열등감에서의 자유로움

 

세상 살다 보면 부러운 일이 참 많다. 특히 자기도 가질 수 있었는데 놓쳤을 경우엔 그 간절함이 더 커진다.

예를 들면 2019년의 삼성전자 주식이라던가…

 

시간과 연계해 축적할 수 있는 부나 사회적 지위 등은 계속된 노력을 통해 그 차이를 줄이거나 벌릴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서울대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학교를 갔다는 등의 TMI나, 서울대가 사회를 병들게 한다라는 등의 이야기 듣고 있자면 쉬운 말로 참 못나 보인다.

서울대 없애자고 난리 치는 정치인/지지자 들 중 자녀의 서울대 특례 입학권을 줄 때 포기하고 지방대 입학시킬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학벌로 오만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병든 것이지만 최소한 열등감이 없는 상태가 된다는 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 긍정적 주변환경

 

필자 인생 최악의 경험을 꼽자면 단연코 군대에서의 복무 기간이다.

세상 만나 본적 없던 인생 밑바닥 사람들과 있다 보니 전역 즈음 나도 비슷한 괴물이 되어있었다.

나의 본성도 원래 쓰레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일단 입대 이전, 전역 이후 그 모습이 다시 나오진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일단 환경이 나에게 주는 악영향 또 그로 인한 나의 인간성 상실은 더 이상 없는 것 같다. 적어도 아직까진..

 

전역 후 회사 포함한 사회생활 중 딱 한명을 제외하곤 그 정도 쓰레기는 보지 못했다. (그 쓰레기는 고학력자 였음)

사유는 간단하다 고학력자는 유의미하게 높은 확률로 룰을 따르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이고, 잃을게 많은 사람이 사회 규범을 더 따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명문대 출신 000 화장실 몰카, 성범죄, 폭력 등 기사가 나오는 이유는 그 자체가 상대적으로 드문 뉴스 거리기 때문이다.

 

학벌로 인해 무엇인가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지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오랜 노력으로 무엇인가를 성취한 경험이나, 학교서 얻은 인간관계, 수업 등이 세상을 사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부정기 어렵다.

고학력자 상대방을 앞에 두고 공부가 인생의 다가 아니라느니 학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너무나 당연해 하나마나 한 소리로 분위기 흐리는 사람이 되기보다야 질투를 받는 상대위치에 있는 편이 여러모로 속이 편했던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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